Tuesday, December 9, 2014

국제시장(2014)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그래야만 했나?

- 영화 <국제시장>으로 본  우리 아버지와 아버지가 될 우리들 -




 
 
 아직 개봉전이라 포스팅을 하긴 민감한 영화이긴 하지만^^ 조금 영화 홍보에 도움이 될까 해서 포스팅을 결심하게 됐다. 지인이 우연히 시사회 티켓을 얻었다기에 같이 보러 가자고 졸라 가게 됐지만 사실 영화의 제목과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주인공이라는 것 외에 영화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았다. 사실 매번 이런 식으로 영화를 보긴 하지만.(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어야 더 깊게 다가 오지 않나?^^)


 본의 아니게 스포일을 하게 될까, 영화의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고 시작해 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윤제균 감독의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1번가의 기적>을 제외하고는. 색즉시공이라는 섹시코미디물로 주목을 받았던 윤제균 감독 그 동안의 참았던 욕망이 터졌던 영화는 개인적으로 <해운대>라고 생각한다.

<해운대>에서 한국영화에 그 동안 없던 거대한 CG를 선보였던 윤제균 감독은 이듬해 <7광구>에서 그의 CG에 대한 집념을 폭발시키지만 영화는 보기 좋게 흥행에 참패했다. 사실 한국영화에 대한 애증(?)같은 것 때문에 너무 빨리 개봉관을 떠나지 않는 이상 대부부챙겨보려고 노력하지만, 이상하게도 <7광구>는  티켓팅하지 않게 되었다. 다행이었던 걸까.







 영화는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를 그리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아버지 세대가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할아버지 세대가 될 수도, 또 지금은 우리 주변이 아닌 다른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을 세대. 유년 시절 6.25를 겪고, 파독 광부로 간 청년, 베트남전에는 장년이 되어 가장으로서 가정의 모든 짐을 짊어지어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6.25 세대들의 애환을 다룬 작품이라기엔 주인공에게 닥친 현실들은 너무 잔혹하기 그지없다.  영화의 주제를 함축한 대사가 후반부에 나온다.
 
"여보, 나는 우리 아이들 세대가 이런 일을 겪은 거 보다 우리가 겪은 게 더 낫다고 본다."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게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다'라고 보여주기엔 너무 큰 소재들을 마구잡이로 가져왔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 아버지 세대가 급성장하는 대한민국에 보탬이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많은 것을 양보하며 살아왔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은 영화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 오로지 주인공만이 우리 아버지라는 것을 너무 강요하지 않는가라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다.
 
 이런 영화가 나오게 된 배경은 물론,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와 그들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듯한 세태가 반영된 것이겠지만 '우리 아버지들이 모두 이러했을까?' 조금은 그들의 다른 모습을 투영했다면 주인공의 노력과 희생이 대조적으로 두드러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나는 꼭 젊은 세대들에게 한 번쯤은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버지 세대가 아니라 자신들을 있게 했던 누군가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